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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K-콘텐츠' 인도 공략 디즈니의 인내 배워라
[권기철의 젊은인도 이야기] 곽 닫힌 인도 음악시장, 해법은 있다
입력 2018-03-19 07:00 수정 2018-03-18 15:14 | 신문게재 2018-03-19 13면

인도 뭄바이에서 공연된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 무대인사. 브로드웨이 보다 더 큰 무대 규모로 공연되었다. 사진=Disney



1968년 영국 비틀스 멤버들은 인도 북부 히말라야 작은 도시 리시케시(Rishikesh)에 지친 몸과 마음을 의탁했다. 당시 비틀스는 매니저의 죽음과 영화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의 참패, 창작의 고통 등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비틀스는 인도에서 얻은 영감을 원천으로 ‘Black Bird’, ‘I Will’ 등 주옥같은 같은 곡들을 만들어 대중음악을 예술의 경지로 올리는 작업에 매진했고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은 인도 악기 ‘시타르(Sitar)’의 거장이자 ‘Don’t Know Why’ 등으로 유명한 가수 노라 존스의 아버지 라비 샹카를 사사했다. 세계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있는 인도 음악이 월드뮤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해외 유명 레코드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곳엔 인도음악이 선반 한 칸을 가득 채운다. 세계의 유명 대학교 치고 인도음악 프로그램이 없는 곳도 드물다.




라비 샹카가 비틀즈 기타리스트 조지 헤리슨(왼쪽)에게 인도 전통악기 시타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Harrison family



하지만 인도 안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곳에선 하나의 음악만 존재한다. 바로 ‘인도음악’이다. 인도는 우리보다 훨씬 긴 외세 지배를 받았음에도 한번도 서양음악에 ‘음악’의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클래식 오케스트라는 불과 12년 전에 탄생한 ‘뭄바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 한곳 뿐이다. 13억 인구를 가진 국가에서 서양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배울 학교가 단 한 곳도 없다.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했던 것일까?  


인도 여인이 사리를 입고 있는 모습, 사리는 일상 생활 뿐만아니라 직장에서도 종종 입는다. 사진=telugu4u.org

영국은 인도를 약 200년간 지배하며 인도를 통해 막대한 부를 쌓고 세계를 지배했지만 인도인의 전통복식 하나 바꾸지 못했다. 무력으로 정치·경제를 지배했지만, 문화적 자존심만큼은 건드리지 못했다.


인도 학교에는 서양음악 과목이 없다. 외국인 학교에서나 서양음악을 일부 가르치는 정도다. 음악시간에는 고전음악인 ‘라가(Raga)’를 배우거나 ‘시타르(Sitar)’, ‘타블라(Tabla)’ 등 전통악기를 익힐 뿐이다. 우리처럼 국악이 서양음악 앞에 주눅 드는 일도 없다. 오히려 인도음악 선생은 사회적 스승으로 존경받는다. 이들은 종교 지도자처럼 ‘구루(Guru)’로 불린다. 음악을 신에게 다가서기 위한 도구로 간주하는 그들의 의식이 음악가를 종교 지도자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음악은 인간이 아닌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의식에서 나온 게 ‘나다 브라마(Nada Brahma)’다. 우주 전체가 소리로 만들어졌고 ‘음악은 신’이라는 뜻이다.

극소수 현대의 상업적 콘서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가나 대기업의 지원 아래 공짜로 전통 음악회가 열린다. ‘음악은 곧 신’인데 신을 사고 파는 것은 불경스럽기 때문이다. 인도에는 종교 지도자나 예술가들의 기일에서 유래한 기념일이 많다. 이런 날에 국가나 기업들이 후원하는 공연이 곳곳에서 열린다.  

신을 만나는 일은 누구나 듣고 즐길 수 있다. 음악(신) 앞에 빈부 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극빈층이라도 위대한 구루 ‘라비 샹카’의 공연을 즐기고 만날 수 있다. 연주자는 정부나 기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받는 만큼, 부유층에 잘 보일 이유도 빈곤층을 멀리할 이유도 없다.


타블라 연주자인 고빈드 차크라보티가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Sangeetmela

실제로 몇 년 전 인도에 한국 유명 아이돌 그룹과 가수 그리고 K-Pop에 대한 선호 조사가 있었다. K-Pop 선호도는 전반적으로 낮았지만 인도 음악과 유사한 샤이니의 ‘링딩동’의 인기는 매우 높았다. 가수들의 외모에 대한 반응도 뜨겁지 않았고 그나마 가장 남성적인 이미지를 가진 슈퍼주니어 최시원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렇게 낯가림이 심한 음악 영역에 K-Pop이 들어가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그러나 디지털과 함께 다가온 봄처럼,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인도 진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던 디즈니가 2015년 말 브로드웨이 뮤지컬 ‘미녀와 야수’를 뭄바이와 뉴델리에 소개했다. 결과는 대성공. 단 두 도시 공연에서 전회 만석과 함께 무려 1억 70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이에 힘입어 올해는 뮤지컬 ‘알라딘’ 공연이 준비중이다. 다른 나라 기업들은 인도의 왜곡된 시장을 보고 진작에 포기했다. 하지만 디즈니는 면밀히 인도 시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중산층이 급속히 늘어나는 인도시장에서, 콘텐츠(대부분 영화)만으로는 성공이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서 인도인의 특성과 기호 등을 고려한 새로운 콘텐츠 ‘뮤지컬’로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얼마 전 인도의 한 대학에서 스튜어디스 양성과 뷰티 관련 학과 설치를 도와줄 수 있냐는 문의가 왔다. 미용과 항공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인력 충원이 시급해져 제대로 교육할 사람과 교육 받은 사람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는 한국이 최고라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방갈로르 국제공항 신청사도 최근까지 인천공항 출신 한국인 임원이 공항 서비스 부문을 관리해 호평 받은 바 있다.  

디지털 분야에도 인도 앱(Apps) 시장에는 기능성 앱이 거의 대부분이다. 한국이 강한 서비스나 콘텐츠성 앱은 전무하다. 디즈니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 없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K-Pop이 어려우면 다른 콘텐츠로 인도를 진출해보는 것이 어떨까? 기회는 지금부터다.

권기철 기자 speck00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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